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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얘기

순간대처능력과 이불킥





살다보면...


간혹,


"왜 그때 그러지 못했지?"


라는 생각을

뒤늦게 할 때가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닥쳤을때의

"순간대처능력"



이걸 잘 못하면....

자려고 누웠다가도 "이불킥"

하게됩니다.







오늘 3월 13일

저녁 10시반쯤

군자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5호선에서 7호선 장암방면으로

갈아타는 7호선 승강장.



사람들이 30~40명가량 모여서

웅성웅성 하고 있습니다.


블투 이어폰을 빼면서

무슨일인가 상황을 보니,


어떤 50대 아저씨가

어떤 60대 아저씨를

무지막지하게 때렸다고 합니다.



혹시나 도망갈까

때린 아저씨를 꼭 잡고

안놓아주는 아저씨


경찰에 신고를 하는 아줌마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아저씨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는 사람이

4~5명쯤 이었습니다.



맞은 아저씨는 붉게 상기된 얼굴로

한쪽 어깨에 통증이 있는지

계속 문지릅니다.



"꼭 병원가서 검사 하세요."


"경찰 오니까 쪼금만 참으세요."



어찌보면,

요즘 세상에서 보기 힘든

오지랖일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잠시 후

젊은 지하철보안관 두명이 오고,


그 둘에게 때린 아저씨를 인계하고,


때마침 지하철이 들어와서

이제 다들 귀가길을 서두릅니다.



저는 상황이 궁금하여....

지하철 하나를 보내고

좀 더 있어보기로 합니다. ^^;



이때 지하철 역 관리자쯤

되는분이 도착하고,


"때리는거 목격하신 분 있어요?"


"....."



다들 두리번 두리번 거릴뿐

목격자들은

이미 현장에는 없어 보입니다.



방금 들어온 지하철을

타고 가버린 듯 합니다.



"아무도 없으세요?"


"....."



옆에 있던

전라도 사투리 아저씨가

한마디 합니다.



"아따 쫌전에 사람 많을 때

 얘길 했어야재!

 지금 다 가부렀는디

 지금와서 그런말 하면,

 여기 누가 있당가!

 일처리 하는거하곤!"



백퍼 공감됩니다....



경찰이 올 때 까지

보안관 두명과 관리자 한명이

가해자로 추정되는 아저씨와

피해자로 추정되는 아저씨

두사람을 지키고 있습니다.



저도

더이상 있을 필요가 없어서...



관리자에게

'아까 신고한 여자분이

목격했다고 하더라.

그 분이 신고했으니

경찰이 번호를 알거다'

라고 말하고...



저도 이제

다음 지하철을 탑니다.



집에 오는 내내...

찝찝 합니다.


어떻게 해결될까?

많이 궁금합니다.




퇴근길

군자역 7호선 승강장

저녁 10시 30분부터

약 15분간의 상황



늘상 있는 퇴근길에

예상치 못한 상황

접했습니다.



이 짧은 상황에서

저는 두번의 후회를 했습니다.




첫번째 후회는,


"난 왜 목격자들 연락처를

 확보할 생각을 못했을까?"


나중에

목격자가 현장에 아무도 없는걸

알았을 때,


"아차..." 싶었습니다.



급히 주변을 둘러보고,

CCTV 3~4대 정도는

그 장소를 찍을 수 있었겠구나

하고 그나마 안심을 합니다.




두번째 후회는,

목격자들이 지하철을 타고

가버린걸 알았을 때,


"지금 무전으로 연락해서

 막 떠난 열차에

 방송해달라.

 '군자역 폭행 목격하신분은

 연락달라'고."


라는 생각을

나중에 했습니다.




두번의 후회 모두

때를 놓치고...

뒤늦게 후회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의

순간 대처능력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나름 생각했는데...



또한번 느낍니다.




"아직 한참 멀었구나..."



"앞으로도...

 이불킥 많이 하겠구나..."



"그나저나...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